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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혁신하는 사람들, 뷰티풀펠로우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BEAUTIFUL FELLOW

일상을 혁신하는 사람들, 뷰티풀펠로우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기우진 러블리페이퍼 대표

‘자원재생활동가’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으며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제일 중요한 건 시혜적 시선이 아닌 환경을 보호하는 자원재생활동가로서 정당한 권리를 누리도록 하는 것이에요.”

길을 걷다보면 폐지 줍는 어르신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더운 날이든 추운 날이든 열심히 폐지를 모으고, 그렇게 모은 폐지가 한가득 실린 수레를 힘겹게 끌고 걸어간다. 우리는 알고 있다. 그들이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은 연민의 마음을 갖지만 거기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한 사람만은 달랐다. 고물상 시세보다 몇 배 더 비싼 가격으로 폐지를 매입하고, 어르신을 정직원으로 채용해 함께 일한다. 어르신들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면 넉살도 좋다. 축구선수 기성용, 양궁선수 기보배 다음으로 유명한 기씨란다. 언젠가 멋지게 망하는 게 목표라고 말하는 기우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러블리페이퍼

러블리페이퍼는 ‘Lovely Paper’가 아닌 ‘Love Re Paper’잖아요. 어떤 의미를 담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러블리페이퍼는 ‘사랑(Love)으로 종이(Paper)를 리(Re)사이클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근원적 가치인 사랑을 우선시 하자는 건데, 이 가치를 통해 무엇을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종이를 리사이클 해보자 해서 회사명으로 정하게 됐습니다. 사실 한 대학생이 만들어준 건데요. 3개월짜리 단기 프로젝트로 시작할 당시 팀 이름을 무엇으로 정할지 회의하다가 러블리페이퍼 어떻냐고, ‘lovely’도 맞지만 폐종이를 활용하니 ‘re’를 사용해보자는 의견이었습니다. 회의한 지 5분만에 지어진 이름인데, 그때만 해도 회사명으로 계속 사용할지 생각지도 못했죠. 그 친구는 지금 러블리페이퍼의 후원자로 함께 하고 있어요.(웃음)


폐지 줍는 노인들을 보며 연민의 마음을 가지는 사람은 많아도, 이를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해결하겠다고 결심하기까지는 흔한 일이 아닐텐데요. 어떤 동기가 작용했나요

저는 대안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였는데요. 우연히 지역사회에서 ‘사회적경제 아카데미’라는 현수막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수업을 듣게 됐어요. 지역사회 문제를 찾고, 비즈니스모델로 해결하는 걸 ‘사회적경제’라고 정의하더군요. 가장 먼저 해야될 게 지역사회 문제를 찾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폐지수집 어르신들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결혼을 일찍 하면서 젊을 때 돈이 없어 폐지를 팔아본 적이 있던 터라 정말 돈이 안된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길거리에서 힘들게 일하는 어르신들에 대한 관심으로 처음 3개월 동안은 관찰만 하고 다니다, 하루는 출근길 아침 한 어르신 사진을 찍었어요. 리어카도 없이 허리에 폐지를 묶고 걸어가셨는데 도와드리지 못하고 지나친 게 계속 마음에 걸렸죠. 그런 마음이 이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강한 동기로 형성되면서 사회문제 정의부터 차근차근 시작했습니다.


ⓒ러블리페이퍼

“단순히 시혜적인 관점으로 폐지를 고가 매입하는 게 아니라 자원재생활동가로서의 활동을 알리고 싶어요.”

자원재생활동가 어르신들이 수거한 폐박스를 다양하게 활용한다고 들었어요.

수거한 폐박스로 페이퍼 캔버스를 만들고 350여 명의 재능기부 작가들에게 보냅니다. 작가들이 1년에 1~2회 정도 그림이나 캘리그라피를 그려주면 다시 택배로 받은 후 작품 사진을 촬영하고 스마트스토어에 업로드 해요. 월 1~3만 원 정기구독 신청을 통해 작품을 받아볼 수 있고 금액에 따라 구독할 수 있는 작품의 수가 정해져 있습니다. (월 1만 원 4개, 2만 원 8개, 3만 원 12개) 임의배송을 신청하신 분께는 랜덤으로 작품을 보내드리거나 직접 원하는 작품을 선택해 배송을 요청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캔버스 외에도 종이가죽으로 만든 지갑과 가방 등도 판매하고 있는데요. 사실 제품 개발이라 하면 거창한데, 러블리페이퍼의 제품은 어르신들이 직접 제조 과정에 참여하시니까 어렵지 않게 만들었어요. 어르신 고용을 통한 사회적가치 창출의 면도 중요하다보니, 제조 과정이 복잡하지 않도록 간단하게 모듈화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DIY 키트 개발까지 자연스레 이어졌는데요. 이 키트를 활용해 학교 교육, 기업 사회공헌, 2~3차 제품까지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ESG 교육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제 백그라운드가 대안학교 교사였다보니 아이들을 가르치고 수업하는 게 비교적 수월했어요. 초기에는 교육사업 쪽으로 포지셔닝을 많이 했었거든요. 성인용 체험 키트는 있었지만 어린이용이 없던 차에 성인용 키트를 조그맣게 만들어 교육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 뒤로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교육용 키트를 제작해 기후변화, 자원순환, 업사이클링 등 초중고 커리큘럼을 마련해 총 2차시(1차시 이론, 2차시 체험)로 ESG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 같은 경우도 2017년도부터 본격적으로 했는데, 코로나 이후에 비대면 키트를 개발해 비대면으로도 진행이 가능해졌어요. 지금도 다양한 교육을 나가고 있는데, 최근에는 러블리페이퍼의 어르신들이 직접 강사로 참여하고 계시기도 합니다.


러블리페이퍼의 정기구독자 모임도 한 달에 한 번씩 진행된다고 들었는데 간단하게 소개를 부탁드려요.

정기구독자를 지칭하는 말로 ‘러페니언’이라는 용어를 만들었어요. ‘러블리페이퍼’와 ‘오피니언’의 합성어로, 우리에게 정기구독자라는 존재는 그만큼 영향력 있고 사회적인 변화를 이끌어가는 리더 역할을 한다는 생각에 이렇게 지칭하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연말에 송년의 밤으로 모였는데, 올해는 월 1회 모임을 꾸준하게 해보려고 해요. 보통 10여명 내외로 오셔서 서로 근황을 공유하기도 하고, 우리가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기도 하죠. 러페니언 분들은 러블리페이퍼 어떻게 운영하냐, 적자 아니냐 이런 걱정이 많으시고 우리가 궁금한 건 대체 왜 정기구독을 하시냐… 서로 걱정하는 사이랄까요.(웃음) 모임에서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진행하기도 하고, 개발하고 있는 키트의 프로토 타입을 보여드린 후 피드백을 받기도 하는데요. 작고 소소하지만 계속 만나면서 의견을 청취하고 연결을 이어나가려고 노력해요. 연말에는 더 많은 분들이 모일 수 있도록 계획중입니다.


‘왜 빈곤 노인이 아니라 폐지 줍는 노인을 지원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으셨다고요.

맞아요. 단순히 폐지를 고가에 매입한다고 해서 그분들의 생활이 훨씬 나아지느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많았는데요. 저는 무엇보다도 안전하지 않은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어르신들이 하고 계시는 ‘자원재생활동’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랐어요. 일반적으로 리어카 무게만 50kg이고 짐은 최대 100kg까지 실을 수 있거든요. 그러면 총 150kg의 리어카를 끌고 고물상에 가도 어르신들이 받는 비용은 몇 천 원이에요. 폐지 수집은 기본적으로 가계를 위한 일이지만, 어르신들이 폐지를 수집함으로써 자원이 순환되고 탄소 저감에도 기여하신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열악한 상황에서 적은 보상을 받고 일하고 계시기에 ‘자원재생활동가’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싶었어요. 나아가 법과 제도까지 확장하여, 어르신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원재생활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으며 일하실 수 있도록 종합적인 사회안전망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러블리페이퍼

“어르신 덕분에 동네가 깨끗해지고 환경보호가 됩니다” 라는 말에 감동 받았다고 하시더군요.

폐지 수집 어르신을 정직원으로 채용하고 있잖아요. 함께 근무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요?

우리의 목표는 어르신들을 고용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거예요. 안정적인 시스템 안으로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해결되는 게 많습니다. 노동의 질이나 대가를 떠나서 심리적 안정감이나 유대감 등, 소위 빈곤 노인을 지원하는 시혜적 방책보다 더 많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처음 채용한 어르신 이야기인데요.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어두컴컴한 길에 전봇대 근처에서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이 박스를 찾고 계신 걸 봤어요. 사연을 들어보니 다리가 불편해 장애 4급 판정을 받았고 남편과 사별 후 집은 자식한테 사업자금으로 주고 작은 빌라로 옮겨 사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분을 모시고 바로 사무실로 가서 지금 당장 같이 일할 수는 없지만 자리가 잡히면 연락을 드리겠다며 번호를 적어드렸죠. 2년이 지나서야 약속을 지킬 수 있었는데 제가 적어드린 메모가 어르신 지갑 안에 있었어요. 2년 동안 넣고 다니신 거죠.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2019년 7월부터 올해 초까지 근무하셨고, 개인 사정으로 지금은 일을 그만두셨지만 러블리페이퍼가 행사할 때마다 식사도 하고 야유회도 같이 가고 있어요. 그리고 지금도 근무하고 계신 정 어르신도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우리 회사에서 가장 고령인 86세시거든요. 관계성 형성을 위해 되도록 주민센터나 지자체를 통해서가 아닌 직접 돌아다니면서 어르신을 찾는 편인데, 이분도 그렇게 찾은 분이었죠. 조심스레 접근해 건넨 첫 마디가 “어르신 덕분에 동네가 깨끗해지고 환경보호가 됩니다.” 였는데 그 말에 감동 받았다고 하시더군요. 폐지 줍는 일에 대해 다들 ‘힘들지’, ‘어렵지’, ‘그만 둬라’ 등 부정적인 말만 듣는데 긍정적인 말이라 듣기 좋았다고요.


러블리페이퍼와 함께하고 계신 어르신들이 스스로 느끼는 변화가 있을까요?

저도 궁금해서 물어본 적이 있어요. 우리 어르신들이 길에서 폐지 줍는 것보다 돈을 더 받고 조금 더 편하게 일하는 부분을 가장 좋아하실 줄 알았는데 정 어르신이 말씀하시길, 눈 뜨면 갈 데가 있고, 일할 데가 있고, 동무들이 있는 게 좋다고 하셨습니다. 미처 예상하지 못한 답변이었달까요. 러블리페이퍼를 직장의 개념보다는 소속감을 주는 공동체로 생각하신다는 마음으로 하여금 엄청난 존중을 불러일으켰어요. 노년기에 설렌다는 말을 꺼내신 것만으로도 기뻤습니다. 정성적인 변화를 측정하고 기록하는 게 쉽지 않지만 어떻게 하면 이런 메시지를 외부에 더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돼요.


폐지 수집 어르신에 대한 시선은 대부분 시혜적 관점이 많습니다. 이런 인식이 개선되기 위해 정부와 기업, 개인은 각자의 위치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개인이 인식을 개선하는 것은 어려워요. 폐박스를 리어카에 가득 담아 끌고 가시는 어르신을 보면 측은지심이 들지 않을 수 없거든요. 자식들은 뭐하고 있냐, 힘들지 않냐는 메세지는 어르신의 폐지 수집 활동을 단편적으로만 보는 것으로, 시혜적 관점에서의 해석이에요. 다만, 누군가 우리에게 어르신들의 폐지 수집 활동을 권장하고 옹호하는 것인지 반문한다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거예요. 분명한 것은 누구라도 그분들에게 연민과 동정의 마음만으로 시혜적 관점의 메세지를 던질 권리가 없다는 겁니다. 내가 일해서 번 돈으로 밥을 해먹고 병원을 가고, 이 시대의 어떤 사람들보다도 더 자립도가 높다고 봐요. 중요한 것은 이분이 처한 문제를 잘 인식하고 시혜적인 시선보다 환경을 보호하는 자원재생활동가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에요. 기업은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러블리페이퍼 체험 키트를 통해 참여할 수 있어요. 어느 대기업 임직원의 경우, 참가자 중 90% 가까이 새로운 사회문제를 인식하게 되었고 자원재생활동가라는 인식 개선에 긍정적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향후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해갈 수 있지 않을까요. 정부 차원으로는 지난해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진행한 연구를 발표한 이후 구체적인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연구용역 담당자가 폐지 수집 어르신에 대해 잘 모르다보니 러블리페이퍼와 함께 스터디 하면서 연구를 완성했고, 실제 일자리화 할 수 있는 단계로 전환 중에 있어요. 우리도 리어카에 GPS를 달아서 계산을 하고, 어르신들이 자주 활동하는 지역에 노인보호구역을 설정해 이동안전이 확보될 수 있게끔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광주 8차선 도로에서 폐지를 줍던 어르신이 차에 치여 돌아가시는 일이 있었죠. 안전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먼저 보장되어야 하는 권리인데 안타까워요. 기업, 개인, 제도 단위에서 바뀌어야 할 부분이 너무나도 많지만 이 세 가지가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폐지 수집 어르신께서 당사자주의로서 목소리를 내야 해요. 자원재생활동가 멤버십 과정을 통해 어르신들을 모으고 있고, 이분들이 처한 상황을 개인이나 기업에 객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러블리페이퍼

“더이상 우리의 역할을 하지 않아도 되는 좋은 사회가 오길 바라요.”

비영리법인으로 전환을 앞두고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비영리 대표사업으로 자원재생활동가 멤버십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어르신들이 자원재생활동가로서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는 프로젝트가 될 예정입니다. 탄소를 저감하는 활동에 대해 자원재생활동 탄소포인트를 지원하려고 하는데요. 우선 지역의 어르신들을 모집하고 GPS가 장착된 관리형 리어카를 지급할 거예요. 리어카에 달린 GPS로 일정 시간 동안 얼마나 일하고 얼마나 수거하는지를 측정하는 거죠. 이 데이터를 치환해서 메세지를 던지면서 ESG와 연결하고 싶어요. 데이터가 쌓이다보면 이 어르신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백데이터가 될거라 생각합니다. 고정수거처가 없어서 계속 돌아다니시는 분들도 계세요. 지역 상권에서 나오는 유가성 높은 자원들이 있는데 GPS를 통해 추적이 가능해지면, 가장 가까운 어르신에게 연락해서 수거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마련하고 싶어요. 그리고 자원재생활동가 컨퍼런스를 개최해서 어르신들의 과거-현재-미래를 조명해보는 토크콘서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매번 인터뷰에서, 러블리페이퍼의 궁극적 목표는 ‘멋지게 망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고 계신가요?(웃음)

그렇습니다. 우리의 존재성은 존재하지 않아도 되는 존재성인거든요. 그 말인 즉슨,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해결했을 때 더이상 우리의 역할을 하지 않아도 되는 좋은 사회가 오길 바란다는 거예요. 잘 해놓고 없어지고 싶죠. 비영리의 목표는 다 이렇지 않을까요? 물론 없어지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성장하고 성과를 내야합니다. 그 결과가 법과 제도가 되면 좋겠어요. 자연스레 과정 속에서 나온 결과물들은 어떻게든 활용이 될 거라 믿습니다. 러블리페이퍼가 사라진다면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해서일텐데요. 하나는 법과 제도를 완벽하게 만들어서 지원했기 때문이고, 나머지 하나는 시간이 흐르면 시대적으로 폐지 줍는 노인의 수가 적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왕이면 더 열심히 해서 법과 제도가 잘 구현된 덕분에 러블리페이퍼가 사라지는 거면 좋겠어요.

ⓒ아름다운가게

“나에게 뷰티풀펠로우란 ‘설렘’”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 13기로 선정되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로 함께하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대학도 한 번에 갔고 다른 것도 웬만하면 떨어진 게 없거든요(웃음). 뷰티풀펠로우 4수를 하면서 많은 걸 깨달았어요. 무엇보다 지원서를 쓸 때마다 러블리페이퍼를 객관화 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과거 시점에서는 미래인데, 그때 하겠다고 한 것을 정말 실현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기도 하고요. 저의 비전과 목표는 확실하지만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할지는 모르는 일이잖아요. 대면심사를 하던 날, 힘을 빼고 부드럽게 하자며 정신무장을 하고 들어갔는데 끝나고 나왔을 때 스스로 만족도가 낮았어요.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아내한테 잘 안된 것 같다고 말했더니, 아내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어디를 갔다 오면 맨날 잘했다고 이야기 하는데, 그 반대여서 잘됐을지도 몰라.” 신기하게도 아내 말이 맞더라고요. 선정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고 더 겸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더 책임감을 갖고 뷰티풀펠로우에 걸맞는 펠로우가 되고 싶습니다.

기우진 러블리페이퍼 대표

‘자원재생활동가’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으며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제일 중요한 건 시혜적 시선이 아닌 환경을 보호하는 자원재생활동가로서 정당한 권리를 누리도록 하는 것이에요.”

길을 걷다보면 폐지 줍는 어르신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더운 날이든 추운 날이든 열심히 폐지를 모으고, 그렇게 모은 폐지가 한가득 실린 수레를 힘겹게 끌고 걸어간다. 우리는 알고 있다. 그들이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은 연민의 마음을 갖지만 거기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한 사람만은 달랐다. 고물상 시세보다 몇 배 더 비싼 가격으로 폐지를 매입하고, 어르신을 정직원으로 채용해 함께 일한다. 어르신들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면 넉살도 좋다. 축구선수 기성용, 양궁선수 기보배 다음으로 유명한 기씨란다. 언젠가 멋지게 망하는 게 목표라고 말하는 기우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러블리페이퍼

러블리페이퍼는 ‘Lovely Paper’가 아닌 ‘Love Re Paper’잖아요. 어떤 의미를 담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러블리페이퍼는 ‘사랑(Love)으로 종이(Paper)를 리(Re)사이클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근원적 가치인 사랑을 우선시 하자는 건데, 이 가치를 통해 무엇을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종이를 리사이클 해보자 해서 회사명으로 정하게 됐습니다. 사실 한 대학생이 만들어준 건데요. 3개월짜리 단기 프로젝트로 시작할 당시 팀 이름을 무엇으로 정할지 회의하다가 러블리페이퍼 어떻냐고, ‘lovely’도 맞지만 폐종이를 활용하니 ‘re’를 사용해보자는 의견이었습니다. 회의한 지 5분만에 지어진 이름인데, 그때만 해도 회사명으로 계속 사용할지 생각지도 못했죠. 그 친구는 지금 러블리페이퍼의 후원자로 함께 하고 있어요.(웃음)


폐지 줍는 노인들을 보며 연민의 마음을 가지는 사람은 많아도, 이를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해결하겠다고 결심하기까지는 흔한 일이 아닐텐데요. 어떤 동기가 작용했나요? 

저는 대안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였는데요. 우연히 지역사회에서 ‘사회적경제 아카데미’라는 현수막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수업을 듣게 됐어요. 지역사회 문제를 찾고, 비즈니스모델로 해결하는 걸 ‘사회적경제’라고 정의하더군요. 가장 먼저 해야될 게 지역사회 문제를 찾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폐지수집 어르신들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결혼을 일찍 하면서 젊을 때 돈이 없어 폐지를 팔아본 적이 있던 터라 정말 돈이 안된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길거리에서 힘들게 일하는 어르신들에 대한 관심으로 처음 3개월 동안은 관찰만 하고 다니다, 하루는 출근길 아침 한 어르신 사진을 찍었어요. 리어카도 없이 허리에 폐지를 묶고 걸어가셨는데 도와드리지 못하고 지나친 게 계속 마음에 걸렸죠. 그런 마음이 이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강한 동기로 형성되면서 사회문제 정의부터 차근차근 시작했습니다.

ⓒ러블리페이퍼

“단순히 시혜적인 관점으로 폐지를 고가 매입하는 게 아니라 
자원재생활동가로서의 활동을 알리고 싶어요.” 

자원재생활동가 어르신들이 수거한 폐박스를 다양하게 활용한다고 들었어요. 

수거한 폐박스로 페이퍼 캔버스를 만들고 350여 명의 재능기부 작가들에게 보냅니다. 작가들이 1년에 1~2회 정도 그림이나 캘리그라피를 그려주면 다시 택배로 받은 후 작품 사진을 촬영하고 스마트스토어에 업로드 해요. 월 1~3만 원 정기구독 신청을 통해 작품을 받아볼 수 있고 금액에 따라 구독할 수 있는 작품의 수가 정해져 있습니다. (월 1만 원 4개, 2만 원 8개, 3만 원 12개) 임의배송을 신청하신 분께는 랜덤으로 작품을 보내드리거나 직접 원하는 작품을 선택해 배송을 요청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캔버스 외에도 종이가죽으로 만든 지갑과 가방 등도 판매하고 있는데요. 사실 제품 개발이라 하면 거창한데, 러블리페이퍼의 제품은 어르신들이 직접 제조 과정에 참여하시니까 어렵지 않게 만들었어요. 어르신 고용을 통한 사회적가치 창출의 면도 중요하다보니, 제조 과정이 복잡하지 않도록 간단하게 모듈화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DIY 키트 개발까지 자연스레 이어졌는데요. 이 키트를 활용해 학교 교육, 기업 사회공헌, 2~3차 제품까지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ESG 교육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제 백그라운드가 대안학교 교사였다보니 아이들을 가르치고 수업하는 게 비교적 수월했어요. 초기에는 교육사업 쪽으로 포지셔닝을 많이 했었거든요. 성인용 체험 키트는 있었지만 어린이용이 없던 차에 성인용 키트를 조그맣게 만들어 교육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 뒤로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교육용 키트를 제작해 기후변화, 자원순환, 업사이클링 등 초중고 커리큘럼을 마련해 총 2차시(1차시 이론, 2차시 체험)로 ESG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 같은 경우도 2017년도부터 본격적으로 했는데, 코로나 이후에 비대면 키트를 개발해 비대면으로도 진행이 가능해졌어요. 지금도 다양한 교육을 나가고 있는데, 최근에는 러블리페이퍼의 어르신들이 직접 강사로 참여하고 계시기도 합니다. 


러블리페이퍼의 정기구독자 모임도 한 달에 한 번씩 진행된다고 들었는데 간단하게 소개를 부탁드려요. 

정기구독자를 지칭하는 말로 ‘러페니언’이라는 용어를 만들었어요. ‘러블리페이퍼’와 ‘오피니언’의 합성어로, 우리에게 정기구독자라는 존재는 그만큼 영향력 있고 사회적인 변화를 이끌어가는 리더 역할을 한다는 생각에 이렇게 지칭하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연말에 송년의 밤으로 모였는데, 올해는 월 1회 모임을 꾸준하게 해보려고 해요. 

보통 10여명 내외로 오셔서 서로 근황을 공유하기도 하고, 우리가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기도 하죠. 러페니언 분들은 러블리페이퍼 어떻게 운영하냐, 적자 아니냐 이런 걱정이 많으시고 우리가 궁금한 건 대체 왜 정기구독을 하시냐… 서로 걱정하는 사이랄까요.(웃음) 모임에서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진행하기도 하고, 개발하고 있는 키트의 프로토 타입을 보여드린 후 피드백을 받기도 하는데요. 작고 소소하지만 계속 만나면서 의견을 청취하고 연결을 이어나가려고 노력해요. 연말에는 더 많은 분들이 모일 수 있도록 계획중입니다.


‘왜 빈곤 노인이 아니라 폐지 줍는 노인을 지원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으셨다고요. 

맞아요. 단순히 폐지를 고가에 매입한다고 해서 그분들의 생활이 훨씬 나아지느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많았는데요. 저는 무엇보다도 안전하지 않은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어르신들이 하고 계시는 ‘자원재생활동’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랐어요. 일반적으로 리어카 무게만 50kg이고 짐은 최대 100kg까지 실을 수 있거든요. 그러면 총 150kg의 리어카를 끌고 고물상에 가도 어르신들이 받는 비용은 몇 천 원이에요. 폐지 수집은 기본적으로 가계를 위한 일이지만, 어르신들이 폐지를 수집함으로써 자원이 순환되고 탄소 저감에도 기여하신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열악한 상황에서 적은 보상을 받고 일하고 계시기에 ‘자원재생활동가’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싶었어요. 나아가 법과 제도까지 확장하여, 어르신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원재생활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으며 일하실 수 있도록 종합적인 사회안전망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러블리페이퍼

“어르신 덕분에 동네가 깨끗해지고 환경보호가 됩니다” 라는 말에 감동 받았다고 하시더군요. 

폐지 수집 어르신을 정직원으로 채용하고 있잖아요. 함께 근무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요? 

우리의 목표는 어르신들을 고용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거예요. 안정적인 시스템 안으로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해결되는 게 많습니다. 노동의 질이나 대가를 떠나서 심리적 안정감이나 유대감 등, 소위 빈곤 노인을 지원하는 시혜적 방책보다 더 많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처음 채용한 어르신 이야기인데요.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어두컴컴한 길에 전봇대 근처에서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이 박스를 찾고 계신 걸 봤어요. 사연을 들어보니 다리가 불편해 장애 4급 판정을 받았고 남편과 사별 후 집은 자식한테 사업자금으로 주고 작은 빌라로 옮겨 사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분을 모시고 바로 사무실로 가서 지금 당장 같이 일할 수는 없지만 자리가 잡히면 연락을 드리겠다며 번호를 적어드렸죠. 2년이 지나서야 약속을 지킬 수 있었는데 제가 적어드린 메모가 어르신 지갑 안에 있었어요. 2년 동안 넣고 다니신 거죠.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2019년 7월부터 올해 초까지 근무하셨고, 개인 사정으로 지금은 일을 그만두셨지만 러블리페이퍼가 행사할 때마다 식사도 하고 야유회도 같이 가고 있어요. 

그리고 지금도 근무하고 계신 정 어르신도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우리 회사에서 가장 고령인 86세시거든요. 관계성 형성을 위해 되도록 주민센터나 지자체를 통해서가 아닌 직접 돌아다니면서 어르신을 찾는 편인데, 이분도 그렇게 찾은 분이었죠. 조심스레 접근해 건넨 첫 마디가 “어르신 덕분에 동네가 깨끗해지고 환경보호가 됩니다.” 였는데 그 말에 감동 받았다고 하시더군요. 폐지 줍는 일에 대해 다들 ‘힘들지’, ‘어렵지’, ‘그만 둬라’ 등 부정적인 말만 듣는데 긍정적인 말이라 듣기 좋았다고요. 


러블리페이퍼와 함께하고 계신 어르신들이 스스로 느끼는 변화가 있을까요? 

저도 궁금해서 물어본 적이 있어요. 우리 어르신들이 길에서 폐지 줍는 것보다 돈을 더 받고 조금 더 편하게 일하는 부분을 가장 좋아하실 줄 알았는데 정 어르신이 말씀하시길, 눈 뜨면 갈 데가 있고, 일할 데가 있고, 동무들이 있는 게 좋다고 하셨습니다. 미처 예상하지 못한 답변이었달까요. 러블리페이퍼를 직장의 개념보다는 소속감을 주는 공동체로 생각하신다는 마음으로 하여금 엄청난 존중을 불러일으켰어요. 노년기에 설렌다는 말을 꺼내신 것만으로도 기뻤습니다. 정성적인 변화를 측정하고 기록하는 게 쉽지 않지만 어떻게 하면 이런 메시지를 외부에 더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돼요.


폐지 수집 어르신에 대한 시선은 대부분 시혜적 관점이 많습니다. 이런 인식이 개선되기 위해 정부와 기업, 개인은 각자의 위치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개인이 인식을 개선하는 것은 어려워요. 폐박스를 리어카에 가득 담아 끌고 가시는 어르신을 보면 측은지심이 들지 않을 수 없거든요. 자식들은 뭐하고 있냐, 힘들지 않냐는 메세지는 어르신의 폐지 수집 활동을 단편적으로만 보는 것으로, 시혜적 관점에서의 해석이에요. 다만, 누군가 우리에게 어르신들의 폐지 수집 활동을 권장하고 옹호하는 것인지 반문한다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거예요. 분명한 것은 누구라도 그분들에게 연민과 동정의 마음만으로 시혜적 관점의 메세지를 던질 권리가 없다는 겁니다. 내가 일해서 번 돈으로 밥을 해먹고 병원을 가고, 이 시대의 어떤 사람들보다도 더 자립도가 높다고 봐요. 중요한 것은 이분이 처한 문제를 잘 인식하고 시혜적인 시선보다 환경을 보호하는 자원재생활동가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에요. 

기업은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러블리페이퍼 체험 키트를 통해 참여할 수 있어요. 어느 대기업 임직원의 경우, 참가자 중 90% 가까이 새로운 사회문제를 인식하게 되었고 자원재생활동가라는 인식 개선에 긍정적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향후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해갈 수 있지 않을까요. 

정부 차원으로는 지난해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진행한 연구를 발표한 이후 구체적인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연구용역 담당자가 폐지 수집 어르신에 대해 잘 모르다보니 러블리페이퍼와 함께 스터디 하면서 연구를 완성했고, 실제 일자리화 할 수 있는 단계로 전환 중에 있어요. 우리도 리어카에 GPS를 달아서 계산을 하고, 어르신들이 자주 활동하는 지역에 노인보호구역을 설정해 이동안전이 확보될 수 있게끔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광주 8차선 도로에서 폐지를 줍던 어르신이 차에 치여 돌아가시는 일이 있었죠. 안전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먼저 보장되어야 하는 권리인데 안타까워요. 

기업, 개인, 제도 단위에서 바뀌어야 할 부분이 너무나도 많지만 이 세 가지가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폐지 수집 어르신께서 당사자주의로서 목소리를 내야 해요. 자원재생활동가 멤버십 과정을 통해 어르신들을 모으고 있고, 이분들이 처한 상황을 개인이나 기업에 객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러블리페이퍼

“더이상 우리의 역할을 하지 않아도 되는 좋은 사회가 오길 바라요.” 

비영리법인으로 전환을 앞두고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비영리 대표사업으로 자원재생활동가 멤버십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어르신들이 자원재생활동가로서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는 프로젝트가 될 예정입니다. 탄소를 저감하는 활동에 대해 자원재생활동 탄소포인트를 지원하려고 하는데요. 우선 지역의 어르신들을 모집하고 GPS가 장착된 관리형 리어카를 지급할 거예요. 리어카에 달린 GPS로 일정 시간 동안 얼마나 일하고 얼마나 수거하는지를 측정하는 거죠. 이 데이터를 치환해서 메세지를 던지면서 ESG와 연결하고 싶어요. 데이터가 쌓이다보면 이 어르신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백데이터가 될거라 생각합니다. 

고정수거처가 없어서 계속 돌아다니시는 분들도 계세요. 지역 상권에서 나오는 유가성 높은 자원들이 있는데 GPS를 통해 추적이 가능해지면, 가장 가까운 어르신에게 연락해서 수거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마련하고 싶어요. 그리고 자원재생활동가 컨퍼런스를 개최해서 어르신들의 과거-현재-미래를 조명해보는 토크콘서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매번 인터뷰에서, 러블리페이퍼의 궁극적 목표는 ‘멋지게 망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고 계신가요?(웃음) 

그렇습니다. 우리의 존재성은 존재하지 않아도 되는 존재성인거든요. 그 말인 즉슨,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해결했을 때 더이상 우리의 역할을 하지 않아도 되는 좋은 사회가 오길 바란다는 거예요. 잘 해놓고 없어지고 싶죠. 비영리의 목표는 다 이렇지 않을까요? 물론 없어지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성장하고 성과를 내야합니다. 그 결과가 법과 제도가 되면 좋겠어요. 자연스레 과정 속에서 나온 결과물들은 어떻게든 활용이 될 거라 믿습니다. 

러블리페이퍼가 사라진다면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해서일텐데요. 하나는 법과 제도를 완벽하게 만들어서 지원했기 때문이고, 나머지 하나는 시간이 흐르면 시대적으로 폐지 줍는 노인의 수가 적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왕이면 더 열심히 해서 법과 제도가 잘 구현된 덕분에 러블리페이퍼가 사라지는 거면 좋겠어요. 


ⓒ아름다운가게

“나에게 뷰티풀펠로우란 ‘설렘’”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 13기로 선정되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로 함께하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대학도 한 번에 갔고 다른 것도 웬만하면 떨어진 게 없거든요(웃음). 뷰티풀펠로우 4수를 하면서 많은 걸 깨달았어요. 무엇보다 지원서를 쓸 때마다 러블리페이퍼를 객관화 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과거 시점에서는 미래인데, 그때 하겠다고 한 것을 정말 실현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기도 하고요. 저의 비전과 목표는 확실하지만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할지는 모르는 일이잖아요. 대면심사를 하던 날, 힘을 빼고 부드럽게 하자며 정신무장을 하고 들어갔는데 끝나고 나왔을 때 스스로 만족도가 낮았어요.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아내한테 잘 안된 것 같다고 말했더니, 아내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어디를 갔다 오면 맨날 잘했다고 이야기 하는데, 그 반대여서 잘됐을지도 몰라.” 신기하게도 아내 말이 맞더라고요. 선정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고 더 겸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더 책임감을 갖고 뷰티풀펠로우에 걸맞는 펠로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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